中, 외자기업에 특혜 없애고전기차 등 '7대 신성장산업' 확정한국은 새로운 전략 세우고中 증시개방 후폭풍도 대비해야

G20 재무장관 회의가 표면상으로는 '경상수지 GDP 대비 4% 목표제'에 합의하고 우아하게 끝이 났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중국은 의외로 말이 없었다. 중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4.7% 선으로 이미 가이드라인 언저리에 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크게 얻은 것이 없는데도 합의를 했다. 회의 직후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바로 중국으로 날아가 왕치산 부총리와 칭다오공항에서 회담했다. 결국 이번 환율전쟁의 종착역은 중국의 수입 확대이고, 이에 대한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환율전쟁의 '원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다. 미국이 기축통화의 힘으로 통화 증발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 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미국이 말하는 양적 완화(緩和)는 전 세계를 상대로 '환율 덤핑'을 통해 양적 '약탈(掠奪)'을 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뚜렷이 나타난 것은 미국의 힘 약화다. 미국의 뜻대로 쉽게 되지 않았다. G7끼리도 이해가 갈렸고, 빚쟁이 선진국이 채권자 신흥개도국의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국은 이제 미중(美中)의 환율전쟁 이후에 무엇을 챙길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중국은 외자(外資) 기업에 대한 특혜를 없애 버렸다. 이는 임가공 기지로서의 중국은 끝났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중국에서 생산하는(made in China)' 것이 아니라 '중국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팔아야(made for China)'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중국은 2011년부터 시작될 12차 5개년 계획에서 향후 중점 육성할 신소재,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7대 신성장산업을 확정했다. 중국의 신산업에 엄청난 규모의 장비와 중간재 수요가 기다리고 있다. 향후 5년간 한국이 대(對) 중국 수출로 호황을 누리려면 이 분야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기에 대한 연구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 중국 수출 효자 상품인 자동차도 중국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자동차를 사기 시작하면 5년을 못 간다. 중국은 2016년이면 자동차 보급 대수가 2억대로 베이징 시내에서 시속 15km로 달리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주차장과 도로 부족으로 그때쯤 되면 차량 수요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전기자동차에 집중할 계획인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중국보다도 뒤처져 있다.

그러나 중국은 금융에서는 아직 미국보다 한 수 아래다. 자기 방어를 한다고 달러에 위안화를 연동시켜 놓았다. 통화금융정책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미국의 52번째 주(州)이다. 통화정책 결정권을 중국인민은행이 아니라 미 연준이 가진 꼴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돈을 찍어 달러 가치를 폭락시키면 중국은 수출기업은 보호할 수 있을지 몰라도 중국이 보유한 2.6조달러 외환보유고의 재테크 전략에서는 참패다. 금고를 잘못 관리하면 열심히 일한 의미가 없다.

역사의 경험으로 보면 전 세계의 돈이 한곳으로 몰리면 그곳은 항상 전쟁터가 되었다. 200년 전 세계의 은(銀)이 모두 모였던 중국은 아편전쟁을 치렀고, 오일달러가 모였던 중동은 석유전쟁을 치렀다. 또한 그곳은 돈의 열기로 버블이 생기고 자체 붕괴가 온다. 중동의 두바이가 터졌고, 다음은 중국 차례다. 중국으로 전 세계 돈이 몰려가면 내부 과열로 중국이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은 내부 과열을 막을 방법의 하나로 최근 외자에 대한 모든 특혜 조치를 없앴다. 쏟아져 들어오는 돈을 퍼내 해외의 석유, 광산, 기업을 무차별로 사고 있다.

중국은 전체 재산의 76%가 국유다. 비효율의 대명사인 국유기업이 민영화와 제도 개선을 통해 효율을 높이면 중국 경제는 한참 동안 더 고성장할 수 있다. 50년 철밥통 국유기업의 체질도 지배구조를 바꾸고 월급이 아니라 성과급을 주는 체제로 가면 바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내년 4월쯤에 포천 500대 기업 수준의 초우량기업만이 상장할 수 있는 '국제반(International Board)'을 개설할 예정이다. 포천 500대 기업이 예뻐서가 아니다. 시장을 개방해도 헤지펀드들이 들어와서 시장을 흔들지 못할 정도로 규모를 키우고, 중국의 국영 대기업들이 자본시장의 정글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보고 배우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준비가 끝나면 중국은 거대 국유기업의 상장을 위해 증시 개방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지금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사랑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중국 본토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과 투자 한도(중국 주식 전체 시가총액의 1~2%)를 제한해 놓았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없는 외국인들이 중국 고성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한국 주식을 사왔던 것이다.

따라서 중국 증시가 개방되면 외국인들의 돈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통에 한국 증시가 폭락하고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에게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을 잘 중재했다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좀더 긴 안목에서 환율전쟁 이후 전환기의 중국에 무엇을 팔 것인지, 중국 증시가 개방된다면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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