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글을 3~4번 지우고..다시한번.


대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
어쩌면..가장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은.. 자신이 대학에 왜 갔는지가 먼저가 아닐까?..
자신이 어떠한 것을 배울지 고민해 보지 않은체. 점수에 맞는 대학교를 학부와는 상관없이 지원하여 학교에 가는 우리들의 선택이 잘못 된 것은 아닐까?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자신만의 꿈을 가져보지도 못한테.. 사회가 바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쫒아..그리고 쫒기어 대학까지는 왔으나, 시간을 내어 돌아보니.. 자신이 걸어 온 길이..과연 자신이 원한 길이였는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할 말은 있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돈이 필요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취직이라는 문제가 걱정되고.. 결국.. 우리는 우리의 꿈이 또는 미래가 무언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먼저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우리는 대학교에 와 있는 것이다.
고졸, 전졸, 대졸을 따지지 않았다면, 우리도 굳이 돈 많이 드는 대학에 오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다시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과연, 돈이라는 금전적인 부분을 해소 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취직밖에 없는 것인가?.. 꼭.. 우리는 취직을 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학 졸업 후 취직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 우리는 아니였는가?.
우선 대학을 가고 보자라고 .. 생각한 것은 우리가 아니였는가?


한국사회의 주입식 교육.. 변별력 이~빠이 떨어진 한국 교육에 회사는 자격증 순으로 우리를 늘어 놓는다.
하지만, 다시 묻는다.. 그러한 취직대열에 서 있는 것은 당신의 선택이 아닌가?

그렇게 취직대열에 서 있는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회사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한 발판인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생활을 할 수 있는 자금줄인 것인가?.. 당신은 회사에 왜 다니고 있는가?




어찌보면.. 지금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 .. 이 모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그동안 만들어온 우리들의 결정들의 결과물인 것이다.

4년간의 유학생활 -> 백화점 직원 -> 와인가게 직원 -> 정육점 직원 -> 도넛가게 직원 -> 
해외마케팅회사 직원 -> 미국 유학생활

나 역시..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모른체.. 그렇게 동력을 잃어버린 바다위를 떠다니는 방향을 잃어버린 배처럼.. 그렇게 10여년을 살아왔다.

사실 어찌보면.. 30살이 되기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학졸업 .. 군대제대.. 그러다보면 30살.. 사회경험이 전무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기회가 적었는데 과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을까?


모두 것이 각자의 몫인 것인다.
한국이라는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 살지.. 그렇지 않을지는 각자의 선택인 것이다.

잘못한 사람도. 옳은 사람도 없다..
자신 스스로가 정한 것이 옳을 것이고.. 자신이 정한 것을 묵묵히 지켜나가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 다시한번 깨달은 중요한 교훈 한가지는.. 내가 무엇인가 조금 더 학문적으로 Professional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다음 단계로 올라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대. 그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과 좌절감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그 20대의 한 가운데에서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남은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지만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나는 25년 동안 경주마처럼 길고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우수한 경주마로, 함께 트랙을 질주하는 무수한 친구들을 제치고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달려가는 친구들 때문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소위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나를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 서서 이 경주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너의 자격증 앞에 나의 자격증이 우월하고 또 다른 너의 자격증 앞에 나의 자격증이 무력하고, 그리하여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 질주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제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앞서 간다 해도 영원히 초원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 또한 나의 적이지만 나만의 적은 아닐 것이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임을 마주하고 있다. 대학은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되어 내 이마에 바코드를 새긴다. 국가는 다시 대학의 하청업체가 되어,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2년간 규격화된 인간제품을 만들어 올려 보낸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피라미드 위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이 변화 빠른 시대에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전문과정에 돌입한다. 고비용 저수익의 악순환은 영영 끝나지 않는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세계화, 민주화, 개인화의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학습된 두려움과 불안은 다시 우리를 그 앞에 무릎 꿇린다. 
생각할 틈도, 돌아볼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또 다른 거짓 희망이 날아든다. 
교육이 문제다, 대학이 문제다라고 말하는 생각 있는 이들조차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공해서 세상을 바꾸는 '룰러'가 되어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나는 너를 응원한다”, 
“너희의 권리를 주장해. 짱돌이라도 들고 나서!” 
그리고 칼날처럼 덧붙여지는 한 줄,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순수한 시절 불의에 대한 저항도 꿈꿀 수 없었다. 
아니, 이런 건 잊은 지 오래여도 좋다. 
그런데 이 모두를 포기하고 바쳐 돌아온 결과는 정말 무엇이었는가. 
우리들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이대로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우리 젊음이 서글프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리고 대학에서 답을 찾으라는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깊은 분노로. 그러나 동시에 그들의 유지자가 되었던 내 작은 탓을 묻는다. 
깊은 슬픔으로.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받고,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만을 키우며 나를 값비싼 상품으로 가공해온 내가 체제를 떠받치고 있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에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 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는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자유의 대가로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도전에 부딪힐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삶의 목적인 삶 그 자체를 지금 바로 살기 위해

  
나는 탈주하고 저항하련다.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학비 마련을 위해 고된 노동을 하고 계신 부모님이 눈 앞을 가린다. 
'죄송합니다, 이 때를 잃어버리면 평생 나를 찾지 못하고 살 것만 같습니다.' 
많은 말들을 눈물로 삼키며 봄이 오는 하늘을 향해 깊고 크게 숨을 쉰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균열은 시작되었다. 
동시에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이제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에 두고 나는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10년 3월 10일 김예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자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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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montreal florist 2010/03/16 0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정말 잘쓰네여

  2. Favicon of http://www.sori4rang.com BlogIcon sori4rang 2010/03/18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 말들.. 참 잘도 적어놨네요.. 20대 초반일텐데.. 저런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게 놀랍고.. 몇년 후에 정말 멋진 모습으로 세상가운데 우뚝설 김예슬양이 기대됩니다.

    • Favicon of http://www.mentogatsby.com BlogIcon MentoGatsby 2010/03/23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타까운 마음, 당차고 보기 좋다는 마음..
      이런저런 마음들이 많이 교차 됩니다.

      세상을 홀연단신으로 살 수 없는 것은 현실이고.
      세상에 모순을 바꾸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겠지만,

      답답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 잘 헤쳐나갔으면 하는 마음들이
      교차합니다^^

    • Favicon of http://www.sori4rang.com BlogIcon sori4rang 2010/03/23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홀연단신의 삶이 고되고 지치기도 할테고.. 무엇보다 외로운 길이지만, 다져진 그 삶의 미래는 탄탄대로일 거예요. 지친다고 포기하고 싶다는 말대신.. 나는 다르다.. 라고 외치고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네요..

    • Favicon of http://www.mentogatsby.com BlogIcon MentoGatsby 2010/03/25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겨낼것이라 믿어야겠네요^^